다문화 학생과 중도입국학생에 대해 논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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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애 작성일20-11-22 21:59 조회795회 댓글0건본문
'중도입국학생'을 포함한 다문화 학생들이우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조희연 교육감
다문화 학생과 중도입국학생에 대해 논의하다_조희연 블로그
|작성자 조희연(19.5.7.)
어제 구로에 있는 한 중학교를 방문하여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활동가, 학생들과 같이 토론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별히 다문화 교육이 중심주제였습니다. 다문화학생이 많은 학교(436명 중 114명)인데,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과 선생님들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는 학교였습니다.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는 중도입국학생들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공감과 안타까움, 고민들이 생겼습니다. 먼저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서 지내서 한국이 거의 '모국'인 학생들과 중도입국학생들의 차이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후자들은 한국에 적응하는 과정에 심리적, 정서적, 학업 상에서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완하고 지원할 것인가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사실, 다문화학생, 중도입국학생들의 경우는 한국의 저소득층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들과 '이방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이 중층적으로 나타납니다. 한 학생은 중국에서 100점 만점에 98점을 받는 우수한 학생인데 한국에서는 한국말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는 아이로 차별감을 느끼며 산다고 합니다. 한국 학생 같으면 가정에서 여러가지 보완을 하는데, 부모는 돈을 벌기 위해 거의 집에 없을 정도로 하루종일 일을 하기에 아이들을 돌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어떤 중도입국 학생의 경우, 대학생이 자원봉사를 하러 와서 1시간 정도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아마도 어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그냥 가버렸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중도입국학생에게 가정이나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박탈감 외에 새로운 상처를 주어서 아이가 상당히 힘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중국어를 잘 하는 친구의 지원으로 고민을 털어놓게 하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어려운 심정과 사정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마음이 찡했습니다.
*'집단적 분리'까지?
한가지 우리가 정책적으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즉 다문화학생들이 다수이고 또한 중도입국학생들이 많다 보니, 이들이 거의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 정도로 '집단적 분리'의 경향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과거 미국 LA 코리아타운에서 영어 한마디 않고도 사는 한국 사람들이 연상되었죠. 이 점에 대해서는 별도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다문화학생이 많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경우는 교사 나름대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다문화강사나 이중언어 강사들이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연계시키는 것도 추가적인 부담이 되는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수의 중도입국 학생들은 이혼가정의 아이이거나 재혼가정의 아이들입니다. 한국 학생들도 이런 상황에서 겪는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낯선' 땅에서 청소년으로 겪는 이런 어려움은 더욱 클 것입니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최근 다문화 학생이 서울에서만 매년 1천명 이상씩 증가하고, 서울지역 다문화 학생이 1/4 정도(약 4300명)가 구로-영등포-금천 지구에 존재합니다. 다문화학생 학부모의 다수는 돈 버느라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돌보는 것이 어렵고 일반 한국 학생이 있는 가정보다 자녀교육의 어려움이 더욱 클 것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동포들의 경우에는 한국사회의 차별적 분위기, 직장에서의 여러가지 불이익과 차별, 중국동포에 대한 불법체류자 혹은 가난한 노동자라는 차별적 시선과 편견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니 그것이 아이들의 정서에도 가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한국어 사전 교육 없이 중도입국한 청소년들의 경우 당연히 더 심각합니다. 학교생활 및 지역사회에 대한 부적응은 물론, 부모와의 갈등, 심리적-정서적 고립감 및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역으로 외국의 학교에 한국인이 가면 일종의 그 나라의 다문화학생이 됩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만 보더라도, 영어를 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인력이 붙어 돌봄을 제공하며 적응을 도와줍니다. 때로는 두 명의 교사가 붙어서 케어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이런 수준으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도입국학생을 포함한 다문화학생들이 충분히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학생과 친구로 어울려 살아가며 나아가 '2등국민'이 아니라 당당한 인재로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환경을 목표로 해서 우리의 지원정책이 총체화되고 다각화되며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중 언어 다문화 지원인력
토론 과정에서 중국어를 잘 하는 상담전문가가 다문화학생 밀집지역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는데, 이 역시 중요할 것입니다. 나아가, 다문화학생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다문화 전문인력의 양성도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정책적으로도 교육청 내에 다문화전문관 같은 지위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다문화학생들에 대한 정서적 심리적 지원프로그램도 다양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중 이중언어 상담사도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문화학생이 많은 학교의 교사들은 다문화학생들을 포함한 학생들의 학업지도에도 어려움을 더욱 겪습니다. 이를 보완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2019년부터 다문화학생 밀집학교에 교사 1명을 추가배치하는 식으로 정책변화를 이미 시행했습니다만, 더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학생의 새로운 변화도 필요합니다. 다문화학생이 많은 학교에서 어떻게 학생들이 다문화 이해감수성을 갖게하고 세계시민적 마인드로 다문화학생과 거리낌없는 친구로 살아가게 할 것인가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이 일정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주민이었다! 지금도 외국에 가면 이주민이다!
우리도 오래 전에는 이주민이었으며 지금도 미국에 간 한국사람들은 이주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의 표피(surface)에 사는 선주민과 이주민의 차이일 뿐이라는 인식 아래, 함께 더불어 사는 미덕으로 서로 친구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런 더불어 사는 지구촌 친구되기의 교육을 지향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전에 이주민이었으며, 지금도 외국에 나가는 한국인들은 이주민이 됩니다. 사실 미래사는 초국경적인 이동이 일상이 되는 상태일테니, 그런 미덕을 갖는 것이 미래사회의 경쟁력이기도 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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