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이 영그는 곳…여기는 안산시 원곡동

페이지 정보

작성자 꼬추장 작성일11-11-08 21:38 조회924회 댓글0건

첨부파일

본문

‘코리안 드림’이 영그는 곳…여기는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 사회,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 ⑧] 안산 ‘다문화특구’ 가보니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 명 시대. 대한민국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이들이 어느덧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다문화 사회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대한민국 정책포털 ‘공감코리아’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우리사회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이웃인 이주민들의 삶을 돌아보는 다문화 기획시리즈를 총 9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네팔인 가네시 리잘 씨는 2007년 11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인도·네팔 음식 전문점 ‘칸티풀 레스토랑’을 개업했다. 1999년부터 3년 동안 산업연수생으로 근로활동을 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꼈고, 본국에서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다시 돌아와 식당을 운영해 보겠다는 계획을 이룬 것이다. 지난 설 명절 때는 새벽 4시까지 영업할 정도로 인기 있는 식당이 됐다. 퓨전화 되지 않은 네팔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반월·시화공단 근로자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 용인, 수원, 안성 등 곳곳에서 생활하는 외국인과 한국 사람들도 ‘칸티풀 레스토랑’을 찾는다. 리잘 씨는 10년 전 산업연수생 때와 비교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에는 말도 안 통해 서로 얼굴 붉힌 적도 많았지만, 지금은 언어불통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없어 서로 농담도 주고 받는다. ‘이만 하면 성공한 것 아니냐’는 주변 사람들의 칭찬에 리잘 씨는 ‘아직 아니다’고 답한다.

  리잘 씨는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언제가 돈을 충분히 모으면 네팔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 “엄마 아빠도 없는데 거기다 병으로 아픈 어린이들이 너무 많아요. 이런 아이들의 병을 고쳐주고 돌봐주자고 네팔에 계신 아버지와 약속 했습니다.” 2008년 한국 남자와 결혼해 원곡동에 정착하게 된 베트남 여성 웬티아 씨는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무척 좋아하게 됐다. 처음 한국 음식을 접했을 때 입에 안맞아 고생했지만, 지금은 아주 매운 것 빼고는 다 잘 먹게 됐다. 웬티아 씨에게 음식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언어였다. 남편, 시어머니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일어났다. 그래도 “한국말 빨리 배우면 재미없다. 천천히 배우는 게 제맛이다”라며 천천히 기다려주는 남편이 고맙고 한국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 웬티아 씨는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세계 문화체험 일일교실’의 다문화소개 강사로 활동 중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결혼이민자 만이 아닙니다. 그의 가족들도 언어가 안통해서, 상대방 나라의 문화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를 겪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주민 통역지원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결혼이민자 엔탄 씨(베트남)는 결혼이민자이다. 2004년 결혼해 한국을 오게 됐고 지금까지 별탈없이 살고 있다. 엔탄 씨는 “결혼이민 생활을 하면서 같은 베트남 사람들을 도울 일이 없을까 생각에 상담원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상담내용 중 대부분이 임금 또는 퇴직금 체불 문제인데, 외국인이기 때문에 고용주가 무시하거나 떼먹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며 “내가 알고 있는 한국에서의 생활방식, 노동관련 지식을 많이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체불임금 문제가 해결돼 “고맙다”는 전화 한 통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엔탄 씨는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첫 번 째 꿈이고, 두 번 째는 돈 모아 베트남에서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해보는 것”이라고 귀띔해 줬다. 원곡동에 사는 외국인들은 태어난 나라도, 언어도 각기 달라도 작지만 의미있는 꿈을 한국에서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 55개국 문화의 힘으로 국제도시 꿈꾸는 원곡동   이들이 사는 원곡동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국경없는 마을’로 이름 붙었다. 근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의 외국인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이곳 또한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이 된 지 오래다. 올 1월 현재 안산에 등록한 외국인 수는 3만4376명, 미등록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5~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안산시 전체 인구(74만 733명)로 따지면, 시민 12명 중 1명이 외국인이고 원곡동(4만5564명)만 놓고 보면 주민 3명 중 한명(1만6214명)이 외국인이다. 지난해 5월 원곡동 일대가 다문화특구로 지정된 후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원곡동 중앙로는 ‘다문화 음식거리’로 단장 중이고, 만남의 광장에는 이를 상징하듯 전 세계의 음식을 담은 접시를 젓가락으로 지탱하고 있는 조형물이 설치됐다. 음식점마다 간판도 새로 설치해 전보다 깔끔해 졌다.

 다문화특구 지정으로 중앙정부로부터 특별히 재정적 지원이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안산시가 추구하는 ‘다문화가 공존하는 열린 국제도시’라는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모티브가 되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안산시가 급격히 늘어나는 외국인 주민들의 행정수요를 충족시키고 다문화 공동체 형성에 눈을 돌리면서 1차로 시도한 것이 외국인의 지역사회 적응과 행정 지원방안을 담은 ‘거주외국인 지원조례’ 제정(2007년 4월)이었다. 그리고 지난 2008년 3월 원곡동에 외국인주민센터를 열었다. 이곳에는 ‘외국인 무료진료센터’와 ‘이주민 통역지원센터’, ‘외국인 송금센터’, ‘다문화 작은 도서관’, ‘글로벌 아동센터’ 등을 설치하고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지원센터 대부분이 국가나 지방정부가 설립한 뒤 민간이나 NGO에 위탁하는 것과는 달리, 이 센터는 안산시 공무원들이 투입돼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들도 엄연한 주민이라는 인식 하에 행정지원을 직접 챙길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센터 운영은 외국인 주민들의 생활사이클에 맞췄다. 무료진료센터는 매주 수요일 오후 7~9시, 2.4주 토요일 오후 2~5시, 매주 일요일 오후 3~5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외환송금센터도 평일 오후 8시30분까지 영업하는 것은 물론이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다문화 작은 도서관은 구하기 힘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4개국의 도서를 갖추고, 국가별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외국인들이 원하는 책을 대여하거니 열람하게 해준다. 특히 이주민 통역지원센터는 미얀마와 파키스탄, 몽골, 베트남, 태국 등 12개국 출신으로 한국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외국인들이 직접 상담원으로 나서, 언어 소통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주 외국인들을 상대로 임금체불 문제 등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충남 서산에서 온 세판케 씨의 체불 임금 문제를 상담하고 있던 태국 출신 이채 씨는 “그쪽 사장님과 전화통화로 체불 임금을 ‘다음주 월요일 쯤 줄 수 있다’는 구두답변을 받았다”며 “만약 또 임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노동부에 진정서를 내는 방법 등을 이곳에서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이외에도 한국어 및 사회통합 교육, 외국인근로자 기술교육, 컴퓨터 교육을 비롯해 태권도 강좌도 개설해 외국인 유단자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원곡동 치안유지를 위해 특별순찰대도 편성해 운영 중이다. 김창모 외국인주민센터 소장은 “이주민 통역지원센터를 이용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외국인근로자도 있다”며 “이곳 센터는 안산시 뿐만 아니라 전국에 퍼져 있는 외국인들의 거점 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절실 안산시가 거주외국인 지원조례 제정과 외국인주민센터 설치를 통한 행정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문화특구로 지정됐다고 해서 ‘다문화 공동체’가 형성됐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안산시 관계자들은 말한다. 우선 내·외국인 화합문제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밀집지역이라고 하는 안산시조차도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안산시가 지난해 원곡동 다문화특구를 방문한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61%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시민들은 치안 악화, 기초질서 위반 등 생활환경 악화, 다국적가정 자녀로 인한 교육환경 저하, 내국인 상대적 소외 등을 우려했다. 김창모 소장은 “쓰레기 방치나 기초질서 위반 등 개선해야할 문제도 있지만, 치안악화나 교육환경 저하, 내국인 소외 등은 외국인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으로 보인다”며 “내·외국인이 함께 노력해야 다문화 중심도시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이에 따라 내·외국인 화합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내국인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 주민들의 기초질서 지키기 행정지도와 계도를 강화하고, 치안 유지를 위해 ‘원곡 특별순찰대’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으론 안산시 25개동 통장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증진’ 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국인 인식전환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다민족문화관’(가칭) 건립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또 하나는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이다. 현재 외국인근로자나 결혼이민자, 다문화가정에 대해 개별적 정책이 있을 뿐, 안산시처럼 외국인 밀집지역이 형성되는 곳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외국인 밀집지역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슬럼화·범죄구역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프랑스 생드니에서 폭동이 일어난 것도 다문화의 순기능을 살리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문화의 순기능을 살려 다문화의 국제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안산시 다문화특구의 목표다”며 “다른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해서도 해당 지자체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 이러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지원이 외국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엄연히 외국인들도 생산의 주체,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에 다문화 특성을 긍정적 에너지로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 등록일 : 2010.02.1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