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눈에 낀 '다문화' 편견 벗겨야.. 다문화 교육의 한계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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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애 작성일15-05-06 17:03 조회1,141회 댓글0건본문
ㆍ예비학교·대학생 멘토링 등 교육 관련 지원 늘었지만
ㆍ다문화에 부정적 생각 여전… 인식 개선 프로그램 필요
“내가 네팔에 있을 때, 애들이 다른 애를 놀릴 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한국에 오니까 알게 되었다. 그 아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애들이 교과서에 나처럼 까무잡잡한 애가 나오면 ‘야 너랑 똑같은 애다’ ‘야 쏘레가 나왔다’고 말한다. 나는 그게 제일 속상하다.”
“이번주 주생활목표는 ‘중국 물건을 사용하지 말자’입니다. 중국 물건은 잘 부서지고, 질이 좋지 않습니다. 음식도 안전하지 않습니다”라는 학급대표의 말에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맞아 어제 TV에서도 가짜 물건은 다 중국에서 들어온대.” “중국 사람은 잘 안 씻는대.” 어머니가 중국동포인 동운(가명)이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동운이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니야, 중국 물건도 좋은 물건 많아, 너희들이 몰라서 그래. 중국 사람 안 더러워. 우리 엄마는 매일 샤워해.”
지난해 전체 초·중·고교 학생 중 다문화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1.07%로 2011년 0.55%와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일반 학령 인구는 매년 20만명가량 감소하지만 다문화 학생 수는 8000~1만명 정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도 121만명으로 향후 다문화 학생 비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급변하는 현실과 달리 우리의 인식은 이들과 어울릴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국내 다문화교육의 실태와 가정과 학교에서 문화다양성 소양을 키우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살아있는 다문화교육 이야기>의 저자이자, 10년째 다문화교육 현장에 있는 안산원곡초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학급 손소연 교사와 서울시교육청 다문화교육지원단의 일원인 서울 경수초 장진혜 교감이 현장의 사례들과 조언을 들려줬다.
■ 실태
지난 1월 교육부에 다문화교육지원팀이 새로 생겼다. 그만큼 교육현장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2014년 기준으로 초·중·고교의 다문화 학생 수는 6만7806명으로 전체 학생 중 1%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 수치엔 중도입국해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나 미취학 아동이 빠져 있어 실제 비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정부는 중도입국 학생, 외국인 학생 등이 정규학교에 들어가기 전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지난해 80개에서 올해 100개로 확대하고, 일반 학생의 다문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다문화 중점학교도 150개교를 지원하고 있다. 또 다문화 학생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생 멘토링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언어와 기초학습을 지원하는 ‘다문화 유치원’도 30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2012년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들의 평균 취학률은 66.8% 수준이다. 초등은 78.2%로 높지만, 중학교는 56.3%, 고교는 35.3%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취학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학습 외에도 다각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어렵지 않게 미루어볼 수 있다.
■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
다문화가정 학생과 부모가 가장 불편해하는 것은 자신들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다. 장진혜 교감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무심코 ‘다문화’라고 부르거나 ‘너희 엄마 못사는 나라에서 왔잖아’ 등 무시하는 말들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며 “구분하는 것이 싫어서 다문화라는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손소연 교사도 “아이들은 다 같은 아이들”이라며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다르게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 이제는 상호문화교육이다>의 저자인 장한업 이화여대 교수는 “이민자 자녀에게 맞춰져 있는 다문화사회 교육의 초점을 일반 학생으로 옮겨와 편견을 버리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다문화교육이라는 말 대신 상호문화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살아있는 다문화교육 이야기>에서는 교실에서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겪는 문제를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다. 부모가 한국어를 잘 못해 유아기 때부터 언어적 상호작용 부족으로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와 독해와 어휘력, 작문 등의 능력이 떨어지며 학업 성취도가 낮은 문제다. 또 다문화 학생들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학생들과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맺지 못해 학교생활에서 부적응을 겪으며, 또 부모 나라의 문화와 한국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이 흔들리기도 쉽다.
■ 정책 과제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학교로 온 첫날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던 사샤는 6개월이 지난 후 한국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슬람교도인 자이납은 고기를 먹으면 안되어서 점심시간마다 늘 힘들었는데, 운동회날 김밥 속에 있는 햄을 쏙쏙 골라주는 한국 친구들이 있어서 학교 다니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한족인 효빈이는 “모든 교과가 한국어로 문제를 내서 성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 친구들이 ‘너는 중국어를 잘해서 괜찮아’라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한다.
손 교사는 이 같은 예를 전하며 “조금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에는 다문화 학생이 단 2명, 1%밖에 없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선생님들의 얘기를 들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아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온전한 인격체인 만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학교와 지역 상황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모두에게 상처가 되거나 역차별을 불러 오히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일도 있는 만큼 사회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ㆍ다문화에 부정적 생각 여전… 인식 개선 프로그램 필요
“내가 네팔에 있을 때, 애들이 다른 애를 놀릴 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한국에 오니까 알게 되었다. 그 아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애들이 교과서에 나처럼 까무잡잡한 애가 나오면 ‘야 너랑 똑같은 애다’ ‘야 쏘레가 나왔다’고 말한다. 나는 그게 제일 속상하다.”
“이번주 주생활목표는 ‘중국 물건을 사용하지 말자’입니다. 중국 물건은 잘 부서지고, 질이 좋지 않습니다. 음식도 안전하지 않습니다”라는 학급대표의 말에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맞아 어제 TV에서도 가짜 물건은 다 중국에서 들어온대.” “중국 사람은 잘 안 씻는대.” 어머니가 중국동포인 동운(가명)이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동운이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니야, 중국 물건도 좋은 물건 많아, 너희들이 몰라서 그래. 중국 사람 안 더러워. 우리 엄마는 매일 샤워해.”
지난해 전체 초·중·고교 학생 중 다문화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1.07%로 2011년 0.55%와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일반 학령 인구는 매년 20만명가량 감소하지만 다문화 학생 수는 8000~1만명 정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도 121만명으로 향후 다문화 학생 비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급변하는 현실과 달리 우리의 인식은 이들과 어울릴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국내 다문화교육의 실태와 가정과 학교에서 문화다양성 소양을 키우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살아있는 다문화교육 이야기>의 저자이자, 10년째 다문화교육 현장에 있는 안산원곡초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학급 손소연 교사와 서울시교육청 다문화교육지원단의 일원인 서울 경수초 장진혜 교감이 현장의 사례들과 조언을 들려줬다.
■ 실태
지난 1월 교육부에 다문화교육지원팀이 새로 생겼다. 그만큼 교육현장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2014년 기준으로 초·중·고교의 다문화 학생 수는 6만7806명으로 전체 학생 중 1%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 수치엔 중도입국해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나 미취학 아동이 빠져 있어 실제 비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정부는 중도입국 학생, 외국인 학생 등이 정규학교에 들어가기 전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지난해 80개에서 올해 100개로 확대하고, 일반 학생의 다문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다문화 중점학교도 150개교를 지원하고 있다. 또 다문화 학생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생 멘토링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언어와 기초학습을 지원하는 ‘다문화 유치원’도 30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2012년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들의 평균 취학률은 66.8% 수준이다. 초등은 78.2%로 높지만, 중학교는 56.3%, 고교는 35.3%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취학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학습 외에도 다각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어렵지 않게 미루어볼 수 있다.
■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
다문화가정 학생과 부모가 가장 불편해하는 것은 자신들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다. 장진혜 교감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무심코 ‘다문화’라고 부르거나 ‘너희 엄마 못사는 나라에서 왔잖아’ 등 무시하는 말들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며 “구분하는 것이 싫어서 다문화라는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손소연 교사도 “아이들은 다 같은 아이들”이라며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다르게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 이제는 상호문화교육이다>의 저자인 장한업 이화여대 교수는 “이민자 자녀에게 맞춰져 있는 다문화사회 교육의 초점을 일반 학생으로 옮겨와 편견을 버리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다문화교육이라는 말 대신 상호문화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살아있는 다문화교육 이야기>에서는 교실에서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겪는 문제를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다. 부모가 한국어를 잘 못해 유아기 때부터 언어적 상호작용 부족으로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와 독해와 어휘력, 작문 등의 능력이 떨어지며 학업 성취도가 낮은 문제다. 또 다문화 학생들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학생들과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맺지 못해 학교생활에서 부적응을 겪으며, 또 부모 나라의 문화와 한국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이 흔들리기도 쉽다.
■ 정책 과제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학교로 온 첫날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던 사샤는 6개월이 지난 후 한국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슬람교도인 자이납은 고기를 먹으면 안되어서 점심시간마다 늘 힘들었는데, 운동회날 김밥 속에 있는 햄을 쏙쏙 골라주는 한국 친구들이 있어서 학교 다니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한족인 효빈이는 “모든 교과가 한국어로 문제를 내서 성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 친구들이 ‘너는 중국어를 잘해서 괜찮아’라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한다.
손 교사는 이 같은 예를 전하며 “조금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에는 다문화 학생이 단 2명, 1%밖에 없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선생님들의 얘기를 들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아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온전한 인격체인 만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학교와 지역 상황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모두에게 상처가 되거나 역차별을 불러 오히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일도 있는 만큼 사회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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