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애다문화학교 13개국서 모인 학생들 18일 국악, 태권무, 힙합댄스 등 송년학예회
[한국NGO신문] 김민주, 허동원 대학생 기자 = 해가 빨리 저무는 겨울, 어둠 속에 송년을 알리는 불빛들이 거리를 반짝반짝 밝히고 있는 가운데 12월 18일 금요일 저녁 6시 강남 YMCA 3층에 위치한 다애다문화학교에서는 학예발표회가 열리고 있었다. 복도에는 학생들의 재능을 보여주는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회되어 있고 간식과 식사를 준비하는 학부모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한 가운데 학생들은 눈빛을 반짝이면서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발휘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 다애다문화학교 학생들이 국악공연을 하고 있다 ©허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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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애다문화 학교는 13개국에서 모인 학생들의 배움터다. 출신나라의 다양성 만큼 문화와 언어가 달라 쉽게 어울려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곳 학생들은 특별한 후원자들과 정성을 다한 사랑의 가르침 속에서 질풍노도와 같은 사춘기도 보내고 친구들을 만나고 우정을 나누면서 한국을 배우고 있었다. 18일 열린 행사에는 학부모와 후원자, 졸업생, 운영위원 등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의 김승환 본부장과 한국NGO신문의 여영미 대표이사, 장학재단 인춘의 장선 이사장이 참석하였다.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는 2013년부터 3년째 특별한 인연을 맺고 총 750여만원의 장학금 및 도서 등을 후원했다. 인춘재단의 장선 이사장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부모의 유지를 기꺼이 받들어 어렵고 힘든 소외계층을 위한 일에 거액을 기부하고 있다.
장선 이사장은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을 제대로 알고 잘 성장하게 되면 그것이 나라를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의 직원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직접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등 다양한 재능기부를 해왔다. 학예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김승환 본부장은 두 명의 다문화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격려의 말을 전하였다. 아이들 “낯선 한국에 와서 살다보니 어렵고 외롭기도 했지만 이 땅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게 격려해주세요” 한목소리
13개국에서 모인 다애 다문화학교 학생들은 국악 공연, 태권무, 힙합댄스, 오카리나 합주 등 개성 넘치는 장기자랑을 펼쳐보였다. 이밖에도 학생 작품전시회, 사진전과 함께 각 나라의 전통복장을 입고 단체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행사도 이루어졌다. 박설련 학생은 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1년동안 다애학교에서 사랑받으면서 즐겁게 지냈어요 친구사이가 안좋아져서 학교도 다니기 싫었지만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학교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도 다시 잘지내게 됐어요. 우리 나이때는 친구가 전부라서 친구와 같이 못지내면 학교생활이 어렵거든요. 선생님께서 이런 점을 부모님보다 잘 아셔서 때로는 선생님과 상담하는 게 더 마음이 잘 풀렸어요 ”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고 태권무 프로에서 남학생 다섯명과 여학생 한명의 다져진 격파 솜씨에 탄성이 저절로 나오기도 했다. 학생들은 초대장 인사에서 “낯선 나라 한국에 와서 살다보니 그동안 어려움도 많고 외롭기도 했어요. 때로는 고향 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때도 있었어요. 엄마의 잔소리에 그만 집을 나가버리고 싶었던 때도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한국말도 잘 들리고 한국생활이 좋네요”라며 “저희들의 한국어 글솜씨와 그림 솜씨도 자랑하고 싶어요. 저희들이 이땅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다애다문화학교 이희용 교장은 “다문화 청소년들에게는 우리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며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처럼 숨은 진주인 아이들의 가능성을 알아봐주고 지원해주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애 다문화학교는 서울교육청 지정 위탁대안학교로 11년에 설립되어 다문화가정 중학생 3개 학급과 예비 1개 학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로 뛰며 학교의 기틀을 마련한 이희용 교장은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 ▲다문화 특성에 맞는 글로벌 인재 육성 ▲학생들의 공교육 적응력 신장을 목표로 다애 다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3학년 21명 중 15명이 경기상고, 다솜학교, 서울공고 등 진학을 확정한 상태이며 다른 학생들은 후기 합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다애 다문화학교 선생님들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박설련 학생은 편지 낭송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계속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이날 학예회는 6시에 시작되어 7시 30분까지 이어졌고 이후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잡채 튀김 탕수육 떡 불고기 등 푸짐한 음식이 뷔페로 마련되어 학부모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넉넉한 송년행사를 마무리하였다.
행사 도중 한국NGO신문 대학생 기자인 허동원, 김민주 기자는 선생님과 학생을 찾아 발빠른 미니인터뷰를 진행하였고 현장 속의 학부모의 모습과 선생님, 그리고 학생들의 표정을 담기 바빴다.
다애다문화 학교는 내년이면 이곳을 떠난다. 이 학교가 위치한 건물이 재건축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건물 바깥의 크리스마스트리가 학교를 향해 더욱 빛을 반짝반짝 비춰주는 것 같은 하루였다.
▲ 학예회 참가자 들이 다 함께 모였다. ©조응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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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다애 국악단의 김유진 선생님과 3학년 임택윤 학생의 일문일답
*국악 공연 지도 김유진 선생님 Q. 국악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학생들과 준비하는 첫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도 했고요. 연주를 하려면 저와 아이의 교감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처음에는 힘들었죠. 천천히 아이와 일대일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한 명씩 관심을 가지고 초점을 맞추는 거죠.
Q. 아이들과 함께한 국악 공연이 끝난 소감은? 시간이 지나고 연주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을 느껴요. 직접 연주를 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경험이 아이들에게 아주 큰 의미를 가지는 거죠. 앞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아이들이 난타를 배울 텐데, 이번에 배운 것을 기초 가락으로 삼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국악 공연 3학년 임택윤 학생과의 인터뷰(한국에서 태어난 중국 다문화 가정) Q. 국악연주를 하는 동안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처음에 연주를 시작했을 때는 엄청 어려웠어요. 그런데 점점 하면서도 괜찮아지고 국악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Q.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친구들과 준비하면서 서로 통하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했고, 친해지기도 하고 합을 맞추니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선생님과도 전보다 더 많이 가까워지고 친해졌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을 제가 하는 거예요. 예를 든다면, 저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아주 보람 있고 뿌듯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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