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14.09.06) 다애다문화학교의 국악교실 ‘둥둥둥둥둥’… 다문화를 한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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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na 작성일14-10-01 11:41 조회1,362회 댓글0건본문
다애다문화학교의 국악교실 ‘둥둥둥둥둥’… 다문화를 한문화로
신상목 기자
입력 2014-09-06 03:04
다애다문화학교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지난 3일, 국악 수업시간에 북과 장구를 치며 성경이야기를 배우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추석을 앞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다애다문화학교 국악 수업 현장. 강당 앞쪽에 중학교 3학년 학생 13명이 한 줄로 서 있었다. 이들 앞에는 11개의 북과 2개의 장구가 놓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내려칠 듯한 기세. 잠시 후 교사 김유진(48·여)씨가 손으로 사인을 보내자 학생들은 일제히 “창, 세, 기” 하며 소리쳤다.
중앙에 서 있던 김상현(17)군이 먼저 ‘둥둥둥둥둥’ 두드렸다. 두세 번 반복하던 김군의 북치기가 끝나자마자 나머지 학생들은 “허잇” 하며 추임새를 넣었다. 이번엔 네 명의 학생이 동시에 ‘둥둥둥둥둥’ 두드렸다. 또다시 추임새가 터져 나왔고 이번엔 모든 학생들이 북과 장구를 쳤다. 힘이 넘쳤다. 가락은 점점 흥겨워졌다. 중중모리 장단이었다.
30초 정도 이어지던 북과 장구소리가 멈췄다. 학생들은 다시 “출, 애, 굽, 기” 하며 목청을 높였다. “허잇” 하며 추임새가 이어졌고 장구가 장단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덩∼기덕! 쿵 더러러러러 쿵∼ 기덕!” 굿거리장단이 반복됐고 11개의 북에서도 ‘둥둥둥둥’ 소리가 울렸다.
북소리는 긴박했다. 이집트의 노예생활을 뒤로 하고 도망 나오는 히브리 백성들의 분위기를 표현했다고 김 교사는 설명했다. 이들은 그렇게 10분 동안 창세기부터 느헤미야까지 성경 역사를 북과 장구로만 연주했다. 전통 가락은 여러 차례 변주됐고 아이들의 손놀림도 느림과 빠름, 강약을 반복했다. 국악으로 풀어보는 성경 이야기였다.
이날 연주한 학생들은 모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인정한 학력 인정 위탁형 대안학교인 다애다문화학교 소속 학생들. 학생들의 한국어는 서툴렀지만 연주솜씨는 프로 못지않았다. 리더격인 김상현군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남미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과테말라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가 2년 전 한국에 왔다. 그에겐 낯선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국어를 배우고서도 말을 하지 않았고 어깨도 움츠려 있었다. 그러다 국악 시간에 북채를 잡았고 리더를 맡으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장구를 쳤던 필리핀 출신 조나야(16)양은 “처음엔 장구 치는 게 어렵고 소리가 시끄러워 귀를 막았다”며 “요즘은 음악으로 들린다”며 웃었다. 조양은 “나중에 필리핀으로 돌아가 필리핀 사람들에게 국악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 성경을 읽으며 예수를 믿게 됐다. 올해로 신앙생활 5년째인 그는 다애다문화학교에서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배웠던 북과 장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성경 스토리를 접목했다. 그는 4년째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변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눈도 못 맞추던 아이들이 변하더군요. 북이나 장구를 치기 전에 장단부터 먼저 학습하는데 곧잘 따라 해요. 특히 ‘허잇’ 하는 추임새의 경우 억눌린 내면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것 같아요.”
다애다문화학교 이희용 교장도 “수업시간에 딴짓하면서 왜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던 학생들이 국악을 배우면서 태도가 바뀌었다”며 “심지어 자해를 했던 학생도 치유가 됐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은 대외적인 연주 활동도 경험했다. ‘국악 퓨전 난타’라는 이름으로 올해만 4번의 공연을 다녀왔다. 지난달 22일 경북 포항시 포항체육관에서 열렸던 ‘세계 태권도 한마당’에는 16명이 초청돼 태권도 품세 시범과 국악난타 공연을 펼쳐 보였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국악 연주를 통해 성경 제목이라도 외우고 졸업했으면 좋겠다”며 “다니엘과 에스더와 같은 지도자들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추석 명절을 기대했다. 중국에서 왔다는 이에녹(17)군은 “중국의 중추절과 비슷한 한국의 추석이 기대된다”며 “가족들에게 북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중앙에 서 있던 김상현(17)군이 먼저 ‘둥둥둥둥둥’ 두드렸다. 두세 번 반복하던 김군의 북치기가 끝나자마자 나머지 학생들은 “허잇” 하며 추임새를 넣었다. 이번엔 네 명의 학생이 동시에 ‘둥둥둥둥둥’ 두드렸다. 또다시 추임새가 터져 나왔고 이번엔 모든 학생들이 북과 장구를 쳤다. 힘이 넘쳤다. 가락은 점점 흥겨워졌다. 중중모리 장단이었다.
30초 정도 이어지던 북과 장구소리가 멈췄다. 학생들은 다시 “출, 애, 굽, 기” 하며 목청을 높였다. “허잇” 하며 추임새가 이어졌고 장구가 장단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덩∼기덕! 쿵 더러러러러 쿵∼ 기덕!” 굿거리장단이 반복됐고 11개의 북에서도 ‘둥둥둥둥’ 소리가 울렸다.
북소리는 긴박했다. 이집트의 노예생활을 뒤로 하고 도망 나오는 히브리 백성들의 분위기를 표현했다고 김 교사는 설명했다. 이들은 그렇게 10분 동안 창세기부터 느헤미야까지 성경 역사를 북과 장구로만 연주했다. 전통 가락은 여러 차례 변주됐고 아이들의 손놀림도 느림과 빠름, 강약을 반복했다. 국악으로 풀어보는 성경 이야기였다.
이날 연주한 학생들은 모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인정한 학력 인정 위탁형 대안학교인 다애다문화학교 소속 학생들. 학생들의 한국어는 서툴렀지만 연주솜씨는 프로 못지않았다. 리더격인 김상현군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남미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과테말라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가 2년 전 한국에 왔다. 그에겐 낯선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국어를 배우고서도 말을 하지 않았고 어깨도 움츠려 있었다. 그러다 국악 시간에 북채를 잡았고 리더를 맡으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장구를 쳤던 필리핀 출신 조나야(16)양은 “처음엔 장구 치는 게 어렵고 소리가 시끄러워 귀를 막았다”며 “요즘은 음악으로 들린다”며 웃었다. 조양은 “나중에 필리핀으로 돌아가 필리핀 사람들에게 국악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 성경을 읽으며 예수를 믿게 됐다. 올해로 신앙생활 5년째인 그는 다애다문화학교에서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배웠던 북과 장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성경 스토리를 접목했다. 그는 4년째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변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눈도 못 맞추던 아이들이 변하더군요. 북이나 장구를 치기 전에 장단부터 먼저 학습하는데 곧잘 따라 해요. 특히 ‘허잇’ 하는 추임새의 경우 억눌린 내면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것 같아요.”
다애다문화학교 이희용 교장도 “수업시간에 딴짓하면서 왜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던 학생들이 국악을 배우면서 태도가 바뀌었다”며 “심지어 자해를 했던 학생도 치유가 됐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은 대외적인 연주 활동도 경험했다. ‘국악 퓨전 난타’라는 이름으로 올해만 4번의 공연을 다녀왔다. 지난달 22일 경북 포항시 포항체육관에서 열렸던 ‘세계 태권도 한마당’에는 16명이 초청돼 태권도 품세 시범과 국악난타 공연을 펼쳐 보였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국악 연주를 통해 성경 제목이라도 외우고 졸업했으면 좋겠다”며 “다니엘과 에스더와 같은 지도자들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추석 명절을 기대했다. 중국에서 왔다는 이에녹(17)군은 “중국의 중추절과 비슷한 한국의 추석이 기대된다”며 “가족들에게 북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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